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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상장폐기 기업에 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보통 상장폐지를 하게 되는 경우, 감사의견이 거부되거나 정기보고서 미체출, 자본잠식 등 과 같이 회사 경영상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는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 자진 자진상장폐지를 추진했던 기업이 여럿 있는데, 그 중에서 지난 519일 자진상장폐지한 경남에너지가 장외주식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는 최대주주가 지분을 최대한 모은 후, 배당을 높일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더군다나, 511일 정리매매에 들어간 경남에너지는 전 거래일 대비 무려 153.66% (15750) 오른 26000원에 거래를 마치기도 했고, 급격한 상승세에 투기 자본이 몰려들면서 장중 한때 28000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이는 자진상장폐지가 결정된 후, 정리 매매 시 기업의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감에 주식을 매수하기도 하지만, 가격 제한폭도 없는데다 유통 물량도 적어 단기 고수익을 노린 투기성 자본이 몰리는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상장폐지 전까지도 경남에너지는 경남지역에서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는데, 지난 1·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235억 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112%나 늘어난 12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3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매년 주당 125원의 배당을 실시했습니다. 상장 폐지 직전 18일 종가(1200)로 시가 배당률은 1.22%에 그치지만 회사 창립 이후 단 한 차례도 배당을 빠뜨린 적이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기업이기도 합니다.

 

저는 최근 자진상장폐지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아트라스BX의 소액 주주입니다. 아트라스BX는 지난 5232차 공개매수 결과, 89.6%의 지분 확보에 그쳐 자진 상장폐지에 실패했습니다. (자진상폐를 위한 지분확보율은 95%이상이어야 합니다.) 기업공개를 통해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이런 기업들은 왜 거꾸로 상장폐지를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걸까요? 아트라스BX는 올 3월 상장폐지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 사실을 공시하며 비상장 상태에서 외부환경 변화에 기동성 있는 경영체제를 갖추고, 빠르고 유연한 경영 판단을 통해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상장 상태에서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해온 점에 비춰볼 때 경영 효율성 제고라는 이유는 설득력이 약해 보입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장폐지 속셈이 오너 일가의 그룹 승계 자금을 마련하려는 데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얘기의 근거는 무려 4700%를 상회하는 아트라스BX의 유보율이라고도 합니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신규 투자 등의 형식으로 외부에 유출시키지 않고 내부에 쌓아둔 것을 유보금이라 하는데, 이를 자본금과 나눈 비율을 유보율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유보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해당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풍부하다는 증거입니다.)



만일 한국타이어그룹이 유보율 4700%가 넘는 아트라스BX를 상장 폐지시키고, 그룹의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합병한 후 높은 배당을 할 경우 오너 일가가 가져갈 수 있는 현금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자진상폐를 또다시 시도할지 말지, 만약 한다고하면 이때, 소액 주주입장에서 어떻게 대응 해야할지 고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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